프로포즈는 참 어렵습니다.
결혼 날짜도 잡고, 식장도 잡고, 드레스도 정하고, 반지도 정하고, 왠만한 건 다 정했는데..
아직 프로포즈를 못했습니다.
결혼식이 코 앞이고, 요미부인은 이래저래 재촉하는 눈빛인데..
눈 앞이 깜깜합니다.
영화에서처럼 폭죽 빵빵 터트리고, 하트로 향하는 촛불 길을 같이 걷고, 아님 친구들이 길가에서 갑자기 연주해주고,
스케치북을 넘기면서 사랑고백을 하는 그런 프로포즈를 해야할 것만 같은 불안한 나날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하면 ‘결혼하자’라고 말하면 되는 겁니다.
물론 기대가 무너져 실망하겠죠 ㅜㅜ
이런 갈등의 나날이 계속 되었습니다.
그러다 일단은 프로포즈 영상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영상을 만드는 꽤 알려진 업체를 알아보고, 그동안 같이 찍은 사진을 모아서 보냈습니다.
스토리라인도 직접 짜서 사진도 정해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2주 후 꽤 마음에 드는 작품(!)이 완성되었습니다.
설미아 ♥ 송현기 프로포즈 영상편지
심혈을 기울여 만든 프로포즈 영상편지 ^^
이후 프로포즈 장소 섭외에 들어갔습니다.
작은 영화관, 레스토랑, 커피숍 등을 알아보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포인트는 “눈치 못채는 일상적인 곳이면서 서프라이즈가 가능한 곳” 이었습니다.
그러다 집 근처 이벤트 업체를 알게 되었고 곧바로 예약을 하였습니다.
이벤트 업체는 오피스텔에 예쁜 프로포즈 룸을 꾸며놓고 2시간 정도 여유를 주는 곳이었습니다.
결전의 그 날이 다가왔고,
어색하게 행동해서 요미부인이 미리 알아채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마음 속은 혼란 그 자체였습니다.
걱정을 계속 하다보니 요미부인의 질문을 놓쳐 뜬금없는 대답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암튼 미션은 “눈치 못채도록 이벤트 장소까지 데려오는 것” 이었습니다.
저녁에 요미부인을 픽업하자마자 이야기하였습니다.
집 근처 스카이라운지에 가서 술 한 잔 하자,
오늘 마침 불꽃놀이하는 날이니 멋있을거야
물론 불꽃놀이 같은 건 애초에 없었죠.
유인책입니다 ㅜ
그리고 두근두근 걱정 속에 장소로 향하는데,
이런..
비가 내립니다 ㅜㅜ
불꽃놀이를 할 수 없는 날씨가 되버린거죠.
비가 내리는데, 비가 내리는데.. 어찌 불꽃을 ㅠㅠ
눈치 챌 것 같았습니다.
비오니 그냥 집에 가자고도 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 비에는 불꽃놀이를 강행할 것 같다는 저의 억지를, 평소 사람말을 잘 믿는 요미부인은 수긍해 주었습니다.
다행히 우리 둘은 무사히 주차장에 도착했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문이 열렸고, 촛불 길이 열렸습니다.
노래가 나오고 프로포즈 영상이 상영됩니다.
영상이 끝나고 편지를 읽습니다.
웁니다.
끝났습니다, 프로포즈를 마쳤습니다.
성공했습니다 ㅠㅠ
결혼식에 신을 웨딩슈즈를 선물하는 요미남편
조촐하지만 행복했던 프로포즈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