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주: 아래 내용은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가 2025년 11월 6일 발표한 「Mail voting in the US: Data points to very low fraud and significant benefits to voters」를 중심으로 정리한 글이다.[1]
2024년 미국 대선에서 우정청은 9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유권자에게 보내거나 유권자가 선거관리기관으로 발송한 투표용지 우편물 9,922만 건 이상을 처리했다.(참고로 USPS의 9,922만 건은 우편투표자 수가 아니라 발송·반송 우편물 수량이므로 실제 투표자 수인 1억5,821만 명과 직접 나눠 우편투표 비율을 계산하면 안 된다. 미국 선거지원위원회(EAC)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선거에서 우편투표는 전체 투표의 30.3%(4,684만 표)를 차지했다.[2]) 유권자가 발송한 투표용지 가운데 97.73%는 3일 이내, 99.64%는 5일 이내, 99.88%는 7일 이내 선거관리기관에 배달됐다.[3]
이처럼 우편투표는 미국 선거에서 예외적 수단이 아니라 수천만 명이 이용하는 주요 투표 방식으로 봐야한다.하지만 2020년 대선 이후에는 부정선거의 수단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투표편의를 높이는 제도라는 긍정적 평가와 정면으로 충돌해 왔다.
브루킹스 연구진이 2016년·2018년·2020년·2022년 총선거를 분석한 결과, 한 선거에서 확인된 우편투표 관련 부정 사건은 미국 전체에서 6~46건이었다. 네 차례 선거의 연도별 비율을 평균하면 0.000043%, 우편투표 1,000만 표당 약 4건에 불과했다.
다만, 이 수치를 “우편투표에는 부정이 전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할 것이다. 연구진이 사용한 사건 데이터베이스는 전수조사 자료가 아니라 기소된 개인을 단위로 한 사건 수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우편투표에 부정선거의 위험이 존재하는지 여부만 묻는 데 있지 않다. 실제로 확인되는 위험의 크기, 이를 예방하는 안전장치, 투표 접근성이 개선되는 정도, 그리고 정상적인 표까지 탈락시키는 행정 오류 등을 함께 평가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우편투표 유형
브루킹스 보고서는 미국의 우편투표(mail voting)를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 구분 | 투표용지 수령 방식 | 사유 요건 | 제도 핵심 |
|---|---|---|---|
| 사유 필요 부재자투표(excuse absentee voting) | 유권자가 신청 | 질병·장애·부재 등 주법이 정한 사유 필요 | 자격 사유를 충족한 유권자만 이용한다 |
| 무사유 부재자투표(no-excuse absentee voting) | 유권자가 신청 | 별도의 사유 불필요 | 등록 유권자가 원하면 신청할 수 있다 |
| 보편적 우편투표(universal vote-by-mail) | 모든 등록 유권자에게 자동 발송 | 별도의 신청·사유 불필요 | 우편으로 받은 투표용지를 우편·투표함·투표센터 등을 통해 제출할 수 있다 |
가장 중요한 차이는 투표용지를 누가 먼저 요청하는가에 있다. 부재자투표는 유권자가 신청하지만 보편적 우편투표에서는 선거관리기관이 모든 등록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보낸다.
브루킹스가 분석한 2022년에는 15개 주가 사유 필요 부재자투표, 27개 주가 무사유 부재자투표를 운영했다. 8개 주와 워싱턴 D.C.는 보편적 우편투표를 운영했다. 보고서의 9개 관할구역이라는 집계에는 주가 아닌 워싱턴 D.C.가 포함되어 있다.

우편투표 부정률 0.000043%
브루킹스 연구진은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Heritage Foundation)의 선거부정 데이터베이스에서 2016년·2018년·2020년·2022년 총선거와 관련된 사건을 추렸다. 이후 법원 문서, 행정기록, 언론 보도를 이용해 각 사건의 핵심 사실과 우편투표 관련성을 다시 확인했다.
연구진은 과소계산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선거일 전 60일 이내 발생한 사건을 폭넓게 포함했다. 반면 혐의가 모두 취하되거나 무죄가 선고된 사건, 발생 연도를 확인할 수 없는 사건, 우편투표와 명시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사건은 제외했다.
그 결과 한 선거에서 확인된 우편투표 부정 사건은 6~46건이었고, 네 차례 선거의 연도별 사건 비율 평균은 0.000043%였다. 이는 우편투표 100만 표당 약 0.43건, 1,000만 표당 약 4건에 해당했다.
보고서는 보편적 우편투표가 사유 필요 및 무사유 부재자투표보다 이미 매우 낮은 전체 우편투표 부정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가장 작았다고 분석했다. 자동으로 투표용지를 보내면 부정이 급증할 것이라는 통념과는 다른 결과였다.
0.000043% 수치의 의미
이 수치는 확인 가능한 사건자료에서 대규모 우편투표 부정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위험이 0이라는 증명은 아니다.
먼저, 사건 데이터베이스가 포괄적이지 않다. 신고되지 않거나 적발되지 않은 사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브루킹스 연구진도 이 한계를 인정하며, 더 포괄적이고 공개된 국가 차원의 자료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다음으로, 사건 수를 투표용지 수로 나눈 값이다. 한 사람이 여러 표에 관여했을 수도 있고, 기소됐지만 최종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사람도 포함된다. 따라서 0.000043%를 개별 투표용지가 부정일 확률로 보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이다.
그럼에도 AP통신이 내놓은 다른 조사결과는 브루킹스의 큰 방향과 일치한다. AP통신은 2020년 대선 결과가 다투어진 6개 경합주의 300개가 넘는 지역 선거사무소를 수개월간 조사했다. 확인된 잠재적 부정 사례는 475건 미만이었고, 바이든의 6개 주 합산 승리 격차 31만1,257표와 비교하면 결과를 바꿀 규모가 아니었다.[4]
AP 조사는 우편투표만을 분리한 연구가 아니라 모든 형태의 잠재적 투표부정을 검토한 보도다. 따라서 브루킹스의 0.000043%와 직접 합산하거나 같은 지표로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대규모 조직적 부정이 있었다는 주장이 실제 확인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일 것이다.
우편투표는 투표 참여를 소폭 높일 수 있다
브루킹스가 검토한 선행연구들은 우편투표가 투표 참여를 늘릴 수 있다는 방향을 대체로 지지한다.
2020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된 연구는 세 개 주에서 보편적 우편투표를 단계적으로 도입한 카운티와 그렇지 않은 카운티를 비교해 전체 투표율이 약 2% 높아지는 효과를 추정하기도 했다.[5]
아울러, 선거법 저널(Election Law Journal)의 2023년 연구에서도 2018년과 2020년에 보편적 우편 투표 시스템 하에서 개인이 투표할 확률(70%)이 무사유 부재자 투표를 실시하는 주(65%)나 사유를 요구하는 부재자 투표를 실시하는 주(62%)보다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6]
다만, 우편투표의 접근성 효과는 평균 투표율만으로도 모두 설명되지 않는다. 장애인, 고령자, 거주지에서 떨어져 생활하는 학생, 해외 주둔 군인, 정해진 투표시간에 일터를 비우기 어려운 유권자에게는 우편투표가 가장 현실적인 참여 수단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정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가
우편투표를 둘러싼 논쟁에는 제도 자체보다 어느 정당에 유리할 것인가라는 계산이 자주 개입한다.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1996~2018년 캘리포니아·유타·워싱턴주에서 보편적 우편투표가 카운티별로 단계 도입된 과정을 Difference-in-Difference 방식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보편적 우편투표는 전체 투표율을 소폭 높였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어느 한쪽의 투표 참여 비중이나 득표율을 의미 있게 높이는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5]
실제로 AP통신은 2024년 6월 도널드 트럼프 캠프가 지지자들에게 우편투표와 조기투표를 독려하는 ‘Swamp the Vote’ 운동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네바다주의 일부 우편투표 규칙을 제한하려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는 우편투표에 대한 정당의 태도가 고정된 원칙만이 아니라 선거전략에 따라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4]
제도 개선의 문제
브루킹스 보고서가 보여주는 가장 강한 결론은 미국 우편투표에서 확인된 부정 사건이 매우 적다는 점이다. 특히 모든 등록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보내는 보편적 우편투표가 다른 부재자투표 방식보다 더 많은 부정을 낳는다는 증거도 확인되지 않았다.
동시에 보고서의 0.000043%는 완전한 전수 부정률이 아니다. 비포괄적 사건 데이터베이스에 기초한 관찰치이며 기소 사건 수와 행사된 투표용지 수를 비교한 값이다. 이 한계를 투명하게 밝힐 때 수치의 설득력도 커질 것이다.
우편투표의 실질적 정책과제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 확인과 추적을 강화해야 한다. 정확한 선거인명부, 투표용지 추적, 중복투표 확인, 사망기록 연계는 드문 부정 시도를 적발하는 기반이다.
- 정상적인 표를 구제해야 한다. 서명이나 신분번호 불일치가 발견되면 유권자에게 즉시 통지하고 현실적인 보정기간을 제공해야 한다.
- 자료를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혐의, 기소, 유죄 확정, 행정 오류, 투표용지 거부를 구분한 전국적 자료가 있어야 부정의 실제 규모와 제도의 성과를 정확히 비교할 수 있다.
어느 선거제도에도 오류와 범죄 가능성은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위험이 실제로 얼마나 큰지, 안전장치가 이를 얼마나 잘 발견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유권자의 참정권은 얼마나 보호되는지를 함께 평가하는 일이다.
브루킹스 보고서와 언론 사례를 종합하면, 미국 우편투표의 중심 문제는 광범위한 조직적 부정보다 정교한 행정설계에 가깝다. 보안과 접근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다.
참고자료
- Samara Angel, Jonathan Katz, Randi Wright, 「Mail voting in the US: Data points to very low fraud and significant benefits to voters」, Brookings Institution, 2025년 11월 6일.
- Election Assistance Commission, 「Election Administration and Voting Survey 2024 Comprehensive Report」, 2025년 6월.
- United States Postal Service, 「2024 Post-Election Analysis Report」, 2024년 12월.
- Christina A. Cassidy, 「Far too little vote fraud to tip election to Trump, AP finds」, AP, 2021년 12월 14일.
- Daniel M. Thompson, Jennifer A. Wu, Jesse Yoder, Andrew B. Hall, 「Universal vote-by-mail has no impact on partisan turnout or vote share」,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Vol. 117, No. 25, 2020, pp. 14052–14056.
- Ritter, M., 「Assessing the Impact of the United States Postal System and Election Administration on Absentee and Mail Voting in the 2012 to 2020 U.S. Midterm and Presidential Elections」, Election Law Journal: Rules, Politics, and Policy, 22(2), 2023, pp. 166-1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