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리맨더링이 만드는 경쟁 없는 선거

2026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러 주에서 연방하원 선거구를 다시 그리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인터뷰 기사는 2024년 대통령선거 이후 텍사스,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에서 집권 정당에 유리한 재획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한다.

이마이 교수가 주목하는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선거의 경쟁성을 약화한다는 점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유리한 주에서 의석을 확보하면 전국적인 이익과 손실은 상당 부분 상쇄될 수 있다. 그러나 개별 선거구에서는 한 정당의 우세가 굳어져, 유권자의 선택으로 승패가 바뀔 가능성이 작아질 수 있다.

전국의 의석 균형과 개별 선거구의 경쟁성은 구분해서 살펴야 한다. 어느 정당이 몇 석을 더 얻는지만으로는 선거구 재획정의 영향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게리맨더링의 효과는 어떻게 측정하는가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은 특정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 경계를 조정하는 행위다. 상대 정당 지지자를 한 선거구에 집중시키거나(packing) 여러 선거구로 나누면(cracking), 같은 유권자 분포에서도 정당별 의석 수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특정 정당이 많은 의석을 얻었다는 사실만으로 게리맨더링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주마다 인구와 거주 형태, 의석 수, 선거구 획정 규칙이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 지도와 현재 지도를 비교하는 방법에도 한계가 있다. 그사이 주민이 이주하거나 정치적 선호와 선거 환경이 달라졌을 수 있다.

이마이 연구진은 컴퓨터로 다수의 비당파적 대안 지도를 만든 뒤 실제 지도와 비교했다. 대안 지도를 생성할 때는 과거 선거 결과나 정당 등록 정보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인구 동등성, 지리적으로 조밀한 형태, 행정구역 분할 최소화와 주별 획정 요건 등을 적용한다.

그다음 정당별 지지 자료를 대입해 실제 지도가 대안 지도들보다 어느 정당에 유리한지를 평가한다. 이러한 비교는 유권자가 어디에 사는지에서 발생하는 효과와, 경계를 특정한 방식으로 그린 데서 발생하는 효과를 구분하기 위한 것이다.

전국 순이익이 작다고 편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20년 인구조사 이후 채택된 선거구 지도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양당 모두에 유리한 게리맨더링이 확인됐다. 텍사스에서는 공화당이, 일리노이에서는 민주당이 유리한 사례가 나타났다.

연구진이 추정한 공화당의 전국 순이익은 약 2석이었다. 이는 각 주의 당파적 편향이 작다는 의미가 아니다. 서로 다른 정당에 유리한 주들이 있어 전국 합계에서 상당 부분 상쇄된다는 의미다. 또한 최근의 중간 재획정 이전 연구 결과이므로, 2026년 선거에서 공화당이 추가로 얻을 의석의 예측치로 읽어서는 안 된다.

인터뷰에서는 전국 득표율과 의석 비율의 관계도 설명한다. 이마이는 민주당이 의석의 절반을 얻으려면 약 51%의 득표가 필요하며, 득표율이 50%라면 절반보다 약 8석 적게 얻는 것으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앞의 ‘2석’은 비당파적 대안 지도와 비교한 순이익이고, ‘8석’은 득표율 50%를 가정했을 때 의석 절반과의 차이다. 비교 기준이 다른 수치이므로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값으로 혼용해서는 안 된다.

유권자의 지리적 분리도 안전 의석을 늘린다

경쟁 약화는 선거구 경계의 조정만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이마이는 농촌의 공화당 성향과 도시의 민주당 성향이 강해지면서 정치적 지리의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변화가 반드시 비슷한 정치 성향의 사람들이 서로 가까운 곳으로 이주했다는 뜻은 아니다. 같은 지역에 계속 거주하는 주민의 정치적 선호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인터뷰에서는 이주와 선호 변화가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정 정당 지지자가 한 지역에 밀집하면, 한 선거구에서 한 명을 선출하는 제도에서는 비당파적으로 경계를 그어도 그 정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선거구가 생길 수 있다. 이마이는 지난 10~20년간 정치적 지리의 양극화와 함께 이러한 안전 선거구가 약 25% 늘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25%는 인터뷰에 제시된 안전 선거구 수의 증가율이다. 경쟁 선거구가 같은 비율로 감소했다거나 게리맨더링만으로 안전 의석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은 아니다. 지리적 분리는 그 자체로 경쟁을 줄이면서, 밀집한 유권자를 특정 선거구에 집중시키거나 분산시키는 게리맨더링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안전 의석에서는 정치인이 반응하는 유권자가 달라질 수 있다

한 정당의 승리가 유력한 지역에서는 본선보다 당내 후보를 정하는 예비선거가 중요해질 수 있다. 본선에 참여하는 폭넓은 유권자보다 당내 경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지지층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다.

이마이는 이 과정에서 중도 성향이나 무당파 유권자가 자신의 선택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 느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러한 인식은 정치 참여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정치인에게도 선거구 전체의 다양한 요구보다 자기 정당의 일부 적극적 지지층을 만족시킬 유인이 생긴다. 다만 이는 인터뷰에서 제시한 우려와 작동 경로다. 안전 의석의 증가가 모든 정치인의 극단화나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소수 집단의 대표성은 지역별로 살펴야 한다

선거구 재획정은 정당별 의석뿐 아니라 소수 집단이 선호하는 후보를 선출할 능력에도 영향을 준다. 이마이는 투표권법(Voting Rights Act)의 보호 약화가 남부 일부 지역의 흑인 유권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앨라배마, 루이지애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에서는 흑인 유권자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투표권법의 보호는 이들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으며, 보호가 약해지면 선호 후보를 선출할 수 있었던 의석이 위협받을 수 있다.

반면 워싱턴주, 미시간, 캘리포니아 일부에서는 다른 양상이 가능하다. 소수 집단 유권자가 비슷한 정치적 선호를 가진 백인 유권자와 함께 거주하면, 선거구 내 과반이 아니더라도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선출할 수 있다. 이마이는 이를 ‘기회 선거구(opportunity district)’로 설명한다.

따라서 전국의 순효과가 작다는 이유로 대표성 손실도 작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다른 지역에서의 이익이 남부 특정 지역 유권자의 손실을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2026년 전망과 기존 연구 결과는 구분해야 한다

이마이는 인구조사 사이에 선거구를 다시 그리는 일이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강도와 공개적인 당파적 목적이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공화당이 전국적으로 몇 석의 순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그러나 그가 더 강조한 것은 경합 의석의 감소다. 인터뷰에서는 전국 연방하원 435석 가운데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운 의석이 약 30~35석에 불과하다는 일부 추정을 소개한다. 이는 확정된 선거 결과나 연구진의 단일 예측치로 제시된 수치는 아니다.

안전 의석도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니다. 정당은 재획정할 때 충분한 승리 여유를 남기려 하지만, 지지 흐름이 크게 바뀌면 그 여유를 넘어설 수 있다. 이마이는 15~20%포인트 수준의 큰 변화가 일어나면 게리맨더링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게리맨더링은 전반적으로 경쟁을 줄인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경계가 덜 편향적으로 그려졌다면 전국적인 표심 변화에 따라 승패가 바뀔 수 있는 의석이 더 많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획정 권한의 독립성과 경쟁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마이가 제시하는 개선 방향은 선거구 획정 권한을 정치인에게서 분리하는 것이다. 그는 미시간과 캘리포니아 등의 위원회 방식을 연구한 결과, 이러한 기구가 당파적 편향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다만 인터뷰의 설명을 종합하면, 획정 절차의 독립성만으로 경쟁 약화의 모든 원인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유권자의 지리적 분리는 비당파적인 지도에서도 안전 의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게리맨더링을 평가할 때는 전국적인 의석의 순이익과 함께, 유권자가 선거 결과를 바꿀 가능성과 지역별 대표성을 살펴야 한다. 선거구 재획정의 의미는 어느 정당이 몇 석을 얻는가를 넘어, 정치인이 얼마나 폭넓은 유권자의 선택에 반응하도록 만드는가에 있다.

참고자료

[1] Paul Massari, 「How Much Will Gerrymandering Impact the 2026 Midterms?」, Harvard Kenneth C. Griffin Graduate School of Arts and Sciences, 2026년 9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