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self-esteem, 스스로를 존중하는 믿는 마음이라는 뜻이다. 내 능력, 인격 등에 대해 본인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척도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물론 주관적이다.
자존감이 요즘 부모들에게 꽤 이슈가 되는 모양이다. 어떻게 하면 내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을까 하는 식이다. 주관적이니만큼 정답은 없다. 이 책 저 책, 이 강연 저 강연에서 이 방법이 맞다 저 방법이 맞다로 논쟁이 진행 중이다.
아내와 내가 내린 결론은 맞춤형으로 접근하자 이다. 축구를 잘하는 아이는 축구로 인해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다. 피아노 잘 치는 아이는 피아노로, 수학 잘 하는 아이는 수학으로 높은 자존감을 가질 것이다. 아이마다 다 성향과 능력이 다른데 그걸 하나의 잣대로 재단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맞다. 아까 말했듯이 개념 자체가 주관성을 가지고 있다.
내 경험으로 통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어렸을 적 나는 운동신경이 좋아 웬만한 운동에는 빠지지 않고 참여했고 결과도 좋았다. 달리기도 반에서 제일 잘했고, 축구, 야구도 늘 잘하는 축에 속했다. 노는데 있어 자존감이 낮을 수 없었다.
- 친구 중에 피아노 잘 치는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음악 시간 마다 선생님 대신 풍금(교실에 있던 오랜 피아노)을 쳤다. 공부를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늘 자신만만해 했다.
- 반에서 싸움 제일 잘하는 친구도 있었다. 매일 치고 받고 싸우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투닥투닥 하거나 서로서로 기싸움으로 봤을 때 서열이 대부분 드러나는 법이다. 자존감이 누구보다 높았다.
- 반장, 회장 하던 애들은 기본적으로 공부를 좀 한다. 선생님하고도 가깝다. 청소, 자습 등을 지휘 통솔하기도 한다. 대표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당연히 자존감으로 연결된다.
- 집이 부자인 아이들도 있다. 옷도 예쁘게 입고 다니고 도시락 반찬도 맛있는 거만 싸온다. 인심도 좋아서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부유함에서 나오는 자존감,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 외에도 많을 것이다. 뭔가 한 가지 영역에서 최고 혹은 상위권에 오른 아이들은 대부분 자존감이 높았다. 스스로가 나는 다른 아이들보다 잘해, 난 능력이 뛰어나 라고 생각하는 것이 포인트 같았다.
그렇다면 처음의 문제로 돌아와서, 우리 아이들의 자존감을 어떻게 높여줄 수 있을까. 나는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잘하는 것을 찾아주는 데에 실마리가 있다고 본다. 한 반에 아이가 20명이 있다고 하면, 삶의 영역 중에 나머지 19명보다 잘하는게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것을 찾아주고 그 분야에서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게 공부일수도, 운동일수도, 예능일수도, 하다못해 종이접기, 받아쓰기 일 수도 있다. 친구 사귀는 것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아이도, 인사를 잘해 동네 어른에게 늘 칭찬받는 것도 능력이다. 어떤 것이든 아이가 잘 하는 분야를 강조해주고 칭찬해주고 거기서 성취감, 만족감을 얻도록 도와주는 것이 포인트인 것이다.
많은 부모가 영어, 수학 같은 공부와 자존감을 연결하여 단선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한 반의 20 명 중에 공부 잘해 자존감 얻는 아이들은 많아야 2~3명이다. 나머지는 패배감을 얻는다. 그 패배감을 방지하기 위해 선행학습을 시키고 영어 유치원을 보낸다고 한다. 학원을 매일 3~4개씩 보낸다. 그건 정말 아니지 않나.
자존감은 주관적인 감정이다. 그리고 반드시 공부와 연관된 것도 아니다. 내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싶다면 오늘이라도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할지를 같이 고민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아이의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다.
정답은 늘 우리 곁에 있다, 다만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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