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K리그 전반기가 종료되었다.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대전하나시티즌의 전반기 성적표는 15경기 4승 4무 7패(승점 16점), 리그 10위이다. 사실상 강등권이다.
표면적인 수치, 예를 들어 득실차(+1, 17득점 16실점)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아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득점이 많이 난 원정 2경기[울산(4-1 승), 광주(5-0 승)]를 제외하면 13경기 득실차(-7, 8득점 15실점)이다. 두 경기의 착시효과를 걷어내면 매 경기 평균 0.6득점, 1.1실점의 졸전의 연속이었다. 특히 홈구장에서의 ‘승리 없음’은 매우 뼈아픈 지점이다.
양날의 검이 된 ‘비대칭 스리백’, 홈과 원정의 극단적 온도차
황선홍 감독의 전술 핵심은 ‘비대칭 스리백’이었다. 기본적으로는 4백이지만 공격 전개시 양쪽 풀백 중 한 명이 중앙 미드필더 자리로 들어오고 수비 라인에는 기존 센터백 2명과 남은 풀백 1명이 3백을 형성하는 전술이었다.
상대가 라인을 올리고 공격적으로 나올 경우에 빛이 나는 전술이었다.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었고, 빠른 전환 상황에서 대전의 장점이 살아났다. 실제로 몇몇 경기에서는 효과를 보는 듯 했다. 그러나 상대가 이를 눈치채고 수비 라인을 내린채 밀집 수비를 펼치는 경우에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공 상황에서 대전은 상대 수비 블록을 효과적으로 허물지 못했다. 세밀한 패스워크나 약속된 침투 패턴, 순간적으로 균열을 만들어낼 창의적인 플레이가 부족했다. 여기에 팀 내에서 가장 창의적인 전진 플레이를 보여주던 마사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답답함은 더욱 커졌다.
디오고와 정재희가 전방에서 고군분투하고 이창근 골키퍼가 눈부신 선방쇼로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냈지만 팀 전체의 전술적 한계와 조직력 약화로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엇갈린 명암: 빛창근의 고군분투 vs 주민규의 침묵
전술적 한계와 함께 팀내 핵심 자원들의 부진도 전반기 실패의 주요 원인이었다. 수비진은 안톤을 비롯한 주요 자원들의 잔부상과 경기 중 집중력 저하가 겹치며 안정감을 잃었다. 그럼에도 15경기 16실점으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이창근 골키퍼의 선방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창근은 여러 경기에서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막아내며 팀의 최후방을 굳건히 지켜냈다. 대전이 더 큰 추락을 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의 존재감이 있었다. ‘빛창근’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었다.
반면, 공격진의 침묵은 뼈아프다. 특히 작년 34경기 14득점을 올렸던 주민규가 침묵하고 있다. 14경기 1득점이다. 박스 안에서의 탁월한 위치 선정과 포스트 플레이가 장점이지만 전반기 내내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물론 주민규 개인만의 문제로 돌리기는 어렵다. 전방으로 향하는 패스의 질이 떨어졌고, 박스 안에서 그가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도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았다. 다만, 그의 폼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후반기 대전의 득점력 빈곤은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다.
후반기 반등의 열쇠 : 마사의 귀환과 전술적 유연성
후반기 희망의 불씨라면 대전의 혈을 뚫어줄 마사의 부상 복귀다. 마사는 대전 중원에서 창의적인 전진 패스와 탈압박 능력을 동시에 갖춘 거의 유일한 자원이다. 단순히 패스를 연결하는 선수를 넘어, 막힌 흐름을 풀어주고 공격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선수다.
마사가 2선에서 양질의 패스를 공급한다면 그동안 고립됐던 주민규, 디오고, 서진수, 정재희 등 공격 자원들도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수비적으로 내려앉는 팀을 상대로는 마사의 존재가 더욱 중요하다. 한 번의 전진 패스, 한 번의 탈압박이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사의 복귀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황선홍 감독의 전술적 유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비대칭 스리백은 분명 장점이 있는 전술이지만 상대가 내려앉았을 때의 대안이 필요하다. 후반기에는 상대의 대응 방식에 따라 전술을 조정하고, 경기 중에도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다가오는 후반기 첫 경기인 7월 4일 부천FC와의 홈경기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대전이 이 경기에서 안방 첫 승을 거둔다면 선수단의 자신감은 물론, 팬들의 분위기까지 되살릴 수 있다. 하지만 부천 역시 원정에서 수비적으로 내려설 가능성이 크다. 결국 관건은 대전이 밀집 수비를 상대로 얼마나 세밀하고 유연한 공격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대전의 2026 시즌, 승부는 지금부터다
2025시즌 준우승을 생각하면, 2026시즌 전반기 10위라는 순위는 매우 낯설고 아프다. 작년 우승팀인 전북과의 2월 슈퍼컵을 치르며 시작한 시즌임을 생각하면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다만, 현재 중하위권 팀들 간의 승점 차가 크지 않아 연승 흐름만 탄다면 언제든 중위권 도약이 가능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실망하기는 아직 이를 것이다.
월드컵 휴식기를 통해 대전은 충분한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황선홍 감독이 전반기에 드러난 약점을 냉정하게 보완하고 후반기에 새로운 카드를 꺼내든다면 반등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대전하나시티즌이 후반기에는 답답했던 전반기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팬들이 기다려온 반등의 시작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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