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사법화


최근 정치 사법화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타협과 양보를 통해 그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갔던 정치가 자신들의 문제를 사법부에 맡겨버리는 기묘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당은 정당 내부 문제가 사법부 판결을 기다리고 있고 야당 역시 대표의 법 위반 의혹으로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정치는 스스로의 문제에 대해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것이 그 정의이자 소명이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 동안 정치는 그러한 역할을 잘해왔다. 여전히 많은 국가들이 정치의 기능에 대해 인정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상황은 좀 다르다. 정치는 자신의 존재 이유이자 소명을 다하지 못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언론인은 한국정치에 없는 것으로 대화, 타협, 협치를 꼽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 정치는 늘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따라서 갈등과 대립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관점, 성향에 따라 보는 것이 다를 수 있고 그런 차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원래 정치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현안 및 갈등이 매번 법정으로 가고 있다. 따라서 판사가 갈등을 해결해주는, 다시 말해 사법부가 직접 정치를 해야 하는 낯선 상황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민은 정치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고 등마저 돌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정치가 스스로 풀어야 하는 과제를 법에 의존해서 해결하는 정치 사법화의 또 다른 문제는 법과 정치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규정성이다. 쉽게 말해, 정치(입법부)가 법을 만들고, 그 법에 의해 정치가 통제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정치 사법화의 지속은 정치인이 자신들의 정치에 유리하게 법을 만들고 그것을 통해 갈등을 본인들에게 유리하게 해결하는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 사법화를 넘어 사법 정치화이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의 결말은 결국 정치의 실종일 것이다. (참고 기사)


물론 작금의 상황이 정당 혹은 정치인 스스로가 정치 사법화를 원하고 한 일은 아닐 것이다. 해결을 위한 노력을 다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해 최종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당도한 곳이 사법부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의 지속은 국민의 반()정치, 정치 무관심으로 이어지다 결국에는 정치의 실종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대화와 타협, 협치가 다시 우리 정치에 복원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여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