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다수결 원리의 전제


(필자 주) 민주주의는 만능인가 (김영평, 최병선 편) 내용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수결을 민주주의의 핵심으로 오해한다. 다수결이 민주주의 내 결정의 정당성을 보장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큰 문제다.


다수결은 그 자체로 결정의 정당성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다수결이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아래와 같은 "과정"이다.


결정에 있어 참가자들은 각자의 이유를 제시한다. 그리고 서로 비판하고 논쟁하면서 경쟁적으로 서로의 이유를 내세운다. 그러는 가운데 서로의 해법들에 대한 안목이 넓어지고 배움이 깊어진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서로가 세련된 판단을 얻게 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서로가 양보하고 타협하면서 더 좋은 제 3의 대안이 도출되기도 하고, 비슷한 제안자들끼리 연합하여 세력을 결성하기도 한다.


만약 이러한 "과정"이 없다면 어떨까? 비판적 논의 없이 끝없는 비난 속에서 결정을 못하고 그저 결정을 위해 다수결이라는 수단을 사용하는 한계에 머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결정은 또 다른 분쟁과 마찰을 야기할 것이다. 스스로는 결정의 정당성을 얻었다고 자부하겠지만 사실 아무것도 '완벽하게' 결정된 것이 없게 되는 것이다.


요약하면, 합의를 위한 여러 이성적 노력을 다하고도 해법을 찾지 못했을 경우에 최후의 방법으로 참가자 다수의 지지를 받는 방안이 잠정적으로 좋은 방안이라고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민주주의 다수결 원리일 것이다.


다수결로 결정했기 때문에 정당한 것이 아니라, 지난한 이성적 과정(비판, 논쟁 등)을 거칠 경우에만 다수결은 정당성을 인정받는 것이다.



물론 다수결에 의한 결정이 정답은 아니다. 임시적 결정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추후에 상황이 변화하여 부적절한 선택으로 판명이 난다면 다시금 이성적 의사결정을 거쳐야만 한다. 따라서 다수결에 의한 결정은 수정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무수하고 다양한 인간의 결정에 어떻게 완전무결한 것이 있을 수 있겠는가. 완전한 대안이 있을 수 없다면, 그 중에서 가장 결점이 적은, 그래서 많은 이들이 동의하는 대안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이 다수결 원리이고 전술한 조건을 충족하는 다수결 원리 만이 결정의 정당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