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투표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왜 투표를 하지 않을까. 이유가 여러가지 일 것이다. 정치가 싫어서, 아니면 그냥 관심이 없어서, 그것도 아니면 그냥 투표장에 가는 것이 귀찮아서 등등 다양할 것이다. 사람들은 정말 이런 저런 이유로 투표를 하지 않는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Franklin D. Roosevelt 는 이렇게 말했다. “자기 자신 이외에 그 누구도 미국인들의 투표권을 빼앗은 적이 없다.” “Nobody will ever deprive the American people of the right to vote except the American people themselves and the only way they could do that is by not voting.”


맞다. 투표를 하는 것도 하지 않는 것도 결국 자신의 선택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선택은 어떤 과정과 절차 및 이유로 결정되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서는 이론적으로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첫째는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투표 참여 가능성이 결정된다는 이론이고, 둘째는 인간이 합리적으로 투표 참여를 결정한다는 이론이다.


첫번째 이론은 이렇다. 유권자의 소득, 교육수준, 계층 등이 높을수록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선거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와 관심, 시간 등이 늘어남으로써 쉽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Wolfinger and Rosenstone, 1980).


예를 들어, 소득이 높을수록 소위 “소득효과 income effect”가 발생한다. 더 많은 재화를 소비할 수 있고 더 많은 시간을 휴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소득효과가 크면 투표에 참여하는 것도 쉬워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동시에 “대체효과 substitution effect”가 발생할 수도 있다. 내가 하는 일들의 가치가 높고 내 일 대신에 다른 일(투표와 같은)을 하는 기회비용이 크기 떄문이다. 따라서 대체효과가 크면 투표에 참여하기 어려워진다. 마이클 조던 Michael Jordan 이 본인 집의 잔디를 깎지 않는 이유와 비슷하다.


따라서 첫번째 이론은 소득효과가 대체효과보다 더 클 것이라는 가정 하에 성립되는 이론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왜 부자에 비해 투표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첫번째 이론에 따른 대표적인 연구질문이 될 것이다.


소득 외에 교육, 계층 등도 같은 논리로 진행된다. 물론 이 이론은 논리보다 여러 실험을 통해 그 결과가 입증되어 여전히 설명력이 높은 이론이다.



하지만 보다 일반화된 투표참여 이론은 바로 두번째인 합리적 선택 이론 rational choice theory 이다. 이는 투표를 인간의 합리적 선택행위로 본다. 앤서니 다운즈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은 투표를 그 효용과 비용을 고려한 고도의 계산적 행위로 바라본다(Downs, 1957; Riker & Ordeshook, 1968). 투표에 앞서 인간은 그들 투표의 편익 benefit과 비용 cost을 세심히 계산해 본 다음, 투표에 대한 편익이 비용보다 클 때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투표참여 이론을 수학적으로 풀면 다음과 같다.


R = pB - C + D

R : 투표로 얻는 최종 보상 reward

B : 지지후보가 승리함으로써 얻게 되는 혜택 benefit

p : 혜택 B를 얻을 확률 probability

C : 투표를 위해 지불하는 비용 cost

D : 시민적 의무 duty


복잡해보이는 것 같지만 단순하다. 투표로 얻는 최종 보상 reward이 0보다 크면 투표를 하고 0보다 작으면 투표를 안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종 보상이 0보다 크기 위해서는 확률 probability을 고려한 혜택 benefit과 시민적 의무 duty를 합한 값이 투표를 위해 지불하는 비용 cost보다 커야 한다는 것이다. 더 간단히 말하면, 투표로 인한 혜택이 드는 비용보다 커야 투표를 하러 간다는 것이다.


어려운 것 같지만 사실 이 공식 하나만 있으면 여러 가지 현상이 쉽게 설명된다.


먼저, 내 주위에 시민적 의무감이 제일 강한 한 사람을 떠올려보자. 길거리에 떨어진 쓰레기를 자발적으로 줍거나 어려운 사람을 위해 자원봉사를 게을리하지 않는 사람 말이다. 그는 D가 무척 강한 사람일 것이다. 그는 투표를 위해 지불하는 비용 C가 제 아무리 크더라도 투표장으로 향할 것이다. 비용을 제한 보상 R이 여전히 0보다 클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도무지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 한 사람을 떠올려보자.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이 누군지 현재 무슨 정당이 있는지 전혀 모르는 사람 말이다. 그에게 있어 지지후보가 승리함으로써 얻게 되는 혜택 B는 0에 수렴할 것이다. 따라서 그에게 투표는 얻는 것 없이 비용만 드는 귀찮은 것으로 판단될 것이고 당연히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다.


또, 호주 국민을 생각해보자. 호주의 경우 법으로 투표를 강제하는 의무투표제 compulsory voting가 시행되고 있다. 투표를 하지 않을 경우, 20 호주달러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따라서 압도적으로 높은 비용 C을 마주하게 되는 호주 국민들은 거의 대부분이 투표장으로 향하게 된다. 호주의 투표율은 항상 90%를 상회한다.


끝으로, 평균적인 시민적 의무감과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가진 일반적인 사람을 한 명 상정해보자. 그는 언제나 투표장에 가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가 도무지 이길 가능성 p이 없어보였다. 이 경우 p가 만약 거의 0에 수렴한다면 그는 혜택 B를 받을 가능성이 없을 것이고 따라서 그의 시민적 의무감 D가 비용 C보다 크지 않을 경우 그는 보상 R이 0보다 작게 되어 투표를 포기할 것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따져보니 다운즈를 위시한 정치학자들이 당연한 말을 너무 어렵게 하는게 아니고, 어려운 현상을 정말 쉬운 공식으로 잘 정리해 놓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