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과정


어렸을 때 부터 뭔가 특출나게 잘하는 것은 없었다. 공부도 그렇고 운동도 그렇고 잘하는 편이기는 해도 소름끼칠 정도로 압도적인 능력치를 보인 적은 없었다. 다만, 늘 열심히는 하고 적극적으로 참여는 하곤했다.

중학교 시절 잘 달리는 아이들은 100미터를 12초대에 끊곤 했다. 물론 조악한 스톱워치와 수신호로 이뤄지는 학교 달리기의 특성상 "타당도"는 좀 떨어졌어도 그래도 나름 선생님이 일관성을 가지고 측정하였기에 "신뢰도"는 높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13초대 중반을 끊는 내가 그 아이들보다 느린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1년에 1,000km 이상 달리고 5분대 평속(min/km)도 유지하고 있다. 

오랫동안 많이 뛰는 사람이 되었다. 수영도 자전거도 마찬가지다.

공부도 그랬다. 소름끼치게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열심히 해왔고 이제는 결과적으로 가장 공부를 오래한 사람의 반열에 오르려고 한다.

그런 느낌이 있다. 이거는 내가 좋아하겠구나 하는. 어렸을 때 축구공을 처음 만졌을때 그랬다. 40이 넘었지만 여전히 나는 축구를 좋아하고 직접 경기를 뛰는 것을 좋아한다.

어렸을 적 학교에 가서 받아쓰기를 하고 구구단을 외울 때도 그랬던 것 같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재밌게 느껴졌다. 8살에 시작한 공부지만 여전히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하고 쓰는 걸 좋아한다. 엄청나게 잘 하지 못하는 건 똑같지만 그래도 재미가 있으니 계속해서 도전을 하는 것 같다.

학사 학위 1, 석사 학위 2, 이것 만으로도 벌써 세 개의 학번을 가진 셈인데 여기에 굳이 하나를 더 하고 싶어 박사 학위를 시작하려고 한다. 회사다니면서 논문까지 쓰고 졸업하려면 남은 40대의 자유시간을 온전히 투자해야 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재밌을 것 같고 그래서 떨리기도 한다.

입학식장에서 가장 나이든 학생이 되어 나름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