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줄이기


미국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있다. 바로 인간의 노동을 줄이려는 노력이 여기저기에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먼저, 건물 안에 있는 웬만한 기계들은 전부 센서로 작동한다. 자동문은 기본이고 화장실의 불도 센서로 켜진다. 소변기는 센서로 물이 내려가고 대변기도 마찬가지다. 세면대의 수전도 센서로 물이 나오고 건조기도 종이타월도 모두 자동이다. 고속도로 작은 휴게소의 허름한 건물도 마찬가지다. 좋은 건물만 그런게 아니란 것이다.


다음으로, 가정 역시 기계로 대체한 것들이 많다. 세탁한 옷은 건조기가 건조를 해준다. 설거지는 식기세척기의 몫이다. 음식물 쓰레기는 분쇄기로 갈아서 바로바로 버린다. 청소는 로봇청소기가 해준다. 오븐과 전자레인지가 많은 음식을 책임져준다.


끝으로, 가게들도 마찬가지다. 키오스크는 기본이고 은행도 드라이브스루로 되어 있다. 계산대도 대부분 셀프이고 오프라인 아마존 마켓처럼 자동으로 계산되어 통과하는 경우도 있다. 매장에서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잔디도 기계로 깎고 물도 기계로 주고 눈도 기계로 치운다. 차고 문도 센서로 열리고 현관문도 지문으로 인식되어 열린다. 사람과 대화 및 접촉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한 날이 많았다. 정말 열심히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도 말이다.


최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그동안 사람이 하기 힘든 일, 지루한 일, 반복되는 일에 로봇을 활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고 한다. 듣는 순간 참 미국인 답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일하고 놀고 먹고 마시고 즐기기 바쁘니 귀찮은 노동은 다 로봇에게 맡긴다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문명의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한국인에게 로봇은 어떤 존재일까. 악당을 무찌르는 로봇 태권브이 같은 상상의 존재이지 않을까.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설거지를 직접하고 빨래를 널고 개고 청소기와 걸레로 집안을 쓸고 닦는 현실을 그저 당연하게 여기는 한국 사회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노동 집약적 사회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몸도 사고도 말이다. 사람이 일을 해야지 건강하지, 우리 가족 집안일은 내가 해야 마음이 편해, 와 같은 생각의 틀에서 로봇이 그리고 기계가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노는 것도 놀아본 사람이 더 잘 한다고 하는 말이 그저 허투루 들리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