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
매년 11월이면 수능시험이 실시된다. 고3 수험생을 둔 집은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어린 자녀들을 가진 집에서는 우린 언제 저 날이 오나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게 된다.
나 역시 수능세대다. 2000년 11월 추운 어느날 수능을 봤다. 예상보다 쉬운 수능에 언론은 난이도 실패와 같은 딱지를 붙였다. 시험의 난이도가 낮아짐에 따라 득이 된 학생도 실이 된 학생도 있었을 것이다. 내 경우 후자였고 그로 인해 오랫동안 힘든 세월을 보내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뭐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만 18세 어린 학생에게 그만큼의 여유는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힘들어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된 현 시점에는 이제 수능은 학부형의 시각에서 바라보게 된다. 아이들이 잘 봐야 할텐데 하면서 말이다. 물론 아직 10년 가까이 남은 일이다.
내가 수능에 대해 안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을 때, 애플 CEO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대학 연설은 나의 생각을 상당히 많이 바꾸어 주었다.
"애플에서 해고 당한 것은 결과적으로 내게 최상의 사건이었다. 이 일로 인해 성공에 대한 중압감이 사라지면서 처음 시작할 때의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가게 됐고, 이로써 인생에서 최고의 창의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비슷한 맥락으로 나 역시 인생 또는 성공에 대한 중압감을 많이 없앨 수 있었고 덕분에 역설적으로 성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 더 가야할 길이 남아있지만, 일단 초반 분위기는 좋다는 말이다.
인생사 새옹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