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트리


매년 이맘때면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민다. 아내와 결혼한 이후 계속되었으니 햇수로 벌써 10년째다.


2013년 12월, 아내와 나는 코스트코에서 1.9 미터 트리, 50개 짜리 오너먼트와 200개 짜리 전구를 샀다. 당시에 꽤 거금을 들여 샀는데 10년 가까이 쓰고 나니 헐값에 산 느낌이다.


1.9미터 트리는 아파트 천장에 닿을 듯 높았다. 아내는 좋아했다. 50개 짜리 오너먼트로 채우기에는 큰 사이즈였다. 매년 하나 둘 사서 달자고 아내와 약속했다. 큰 트리에 전구까지 켜놓으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났다.


트리 설치와 동시에, 매년 이맘때가 되면 지난 시간 크리스마스 트리를 찍어놓았던 사진들을 천천히 돌려본다. 첫 해에는 둘만 있었지만, 어느 순간 첫째 준서가 생겼고 그 후 아이가 점점 더 커갔다. 그리고 재작년 둘째 민서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민서의 세번째 크리스마스다. 거의 만 세 살이 되어가니 말도 잘하고 선물의 의미도 안다.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기위해 우리 집에 방문할 거란 사실을 알게된 후로는 언제 오냐고 계속 묻고 있다. 이 모든 이벤트가 우리 가족에게는 큰 의미가 되어가는 것 같다.


미국에 있을 때, 많은 미국인 가족들이 오래 전부터 크리스마스 추억을 만들며 지내온 것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할아버지가 만들어 준 오너먼트로 트리를 장식하고, 할머니가 쓰던 전구로 집을 밝힌다. 아버지가 어릴 적 난로 위에 걸었던 양말은 그대로 아들에게 되물림되고, 몇 대에 걸쳐 물려받은 어머니의 크리스털 장신구는 여전히 트리 제일 위를 빛내고 있다. 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축복스러운 시간이고, 그 시간을 가족과 함께 준비하고 꾸미고 즐기면서 또 다른 추억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 듯 하다.


우리 가족도 그렇게 하기 위해 여러 추억들을 매년 남기는 중이다. 올란도 디즈니월드에서 산 엘사 오너먼트, 플로리다 데이토냐경기장에서 산 레이싱카 오너먼트, 캐나다 토론토에서 산 무스 오너먼트 등이 우리의 트리에서 빛나고 있다. 이외에도 많다.


2013년 처음 50개 오너먼트를 달아놓았던 트리사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우리의 추억이 많이 쌓여있음을 느낀다. 10년 후에는 또 얼마나 많은 스토리가 트리에 담겨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