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면 평가


다면 평가는 상사가 부하 직원을 평가하는 일방향에서 벗어나, 다방면에서 모든 직원을 평가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1980년도부터 민관에서 도입되기 시작하였으니 벌써 40년이 넘는 제도이다.


내가 근무하는 조직 역시 다면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같이 근무했던 상사 또는 동료, 부하 직원 등에 대한 점수를 매기고 한 줄 평을 내리는 방식이다. 평가 대상이 5명일 때도 있고 10명 일 때도 있다. 능력을 떠나 같이 일했던 정이 있기에 대부분은 좋은 점수를 준다. 가끔 좀 뾰족한 직원에게는 조금 낮은 점수를 주기도 한다.


그런데 마지막 단계인 한 줄 평은 좀 쉽지 않다. 써도 되고 안써도 되다 보니 늘 고민이 된다. 쓸려고 하면 무슨 말을 써야할지 솔직하게 써야할지 좋은 말만 써줘야 할 지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게 고민이 되는 경우는 안쓰고 넘어가는 것이 정신건강에 유리하기에 그냥 넘기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일도 열심 소통도 열심 마음씨도 예쁘면 온갖 미사여구를 다 담아 내 마음을 한 줄에 표현하고 싶어진다. 한 줄로 이 사람의 훌륭함을 단축하려 하다니, 화가 날 지경이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을 평가하는 좋은 방법은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평가를 받는 것이다. 다면평가 불용론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로 평가점수와 한 줄 평을 10년 치 모아놓고 보면 누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평가하기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