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생태계


애플 제품을 많이 가지고 있다. 아이폰 외에 다른 스마트폰은 써본 적이 없다. 맥북, 아이패드, 애플 워치, 에어팟 등 주요 애플 라인업을 사용 중이다. 누가 보면 애플 마니아 같겠지만 15년 가까이 천천히 하나하나 구입한 것이라 그정도는 아니다.


물론 삼성에서도 비슷한 제품 라인업이 있다. 갤럭시와 갤럭시 탭, 갤럭시 워치, 갤럭시 버즈 등이 그것이다. 사용한 사람들에게 들어보면 퀄리티가 좋다고 한다. 하드웨어 적으로는 갤럭시가 좋을 때도 많았다. 특히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은 보기에 아이폰보다 나아 보였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잘 안끌렸다. 첫 스마트폰이 아이폰 3GS(초기 모델) 이었고 그 후 애플 생태계에 빠져들어서 그럴 수도 있다.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중간에 탈출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삼성이라는 훌륭한 대체재, 거기에 자국 기업이라는 플러스 요소도 있지 않나.


이에 대해 많은 생각이 있었는데, 오늘 신문을 보다가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100%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아 그럴수도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실마리였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는 제품의 "기능"보다 "의미"와 "왜"에 집중했다고 한다. "왜 사람들이 아이폰을 써야 하는가", "사람들에게는 어떤 폰이 필요한가" 등의 생각이 시작점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애플은 이렇게 10년 넘게 사람들의 요구를 채워주며 스마트폰 제조사 이상의 문화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아이폰의 이상형(ideal type)은 단순히 폰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였던 것이다. 따라서 이 문화에 속한 사람들은 다른 문화로의 이동이 어려울 수 있다. 그 문화를 향유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거기에 만족감을 충분히 느낀 사람들이 다른 문화를 선택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아울러 삼성 역시 매력적인 문화를 만들었다면 모르겠지만 그저 폰이라는 하드웨어를 생산하는데 그치고 있다면 그 문화의 대체재가 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정리하면, 나에게 있어 아이폰은 애플 문화로 빠져드는 마중물이었고 그 문화 속에서 다른 기기들을 향유하며 만족감을 느꼈던 것 같다. 내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하나의 문화로서 애플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다음 제품을 선택하는데도 주저하지 않고 또 애플을 선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삼성이 앞으로 주목해야 하는 것은 갤럭시라는 문화를 구성해주는 것, 왜 갤럭시 안에서 우리가 살면 행복한지를 체감하게끔 만들어주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