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그림 액자 구입


새 아파트로 이사했다. 처음으로 장만한 내 집이었다.

20살 서울로 올라와 원룸 고시원에 살았다. 침대와 책상이 놓여진 작은 방이었다.

꽤 오랜 시간 거기에 머물렀다.

서울에 아파트가 많았지만 내 몫은 없었다.

10년 정도 지나 직장에 들어갔다. 월급을 받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작은 전세집에 머물렀다.

몇 년 지나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몇 차례 아파트 분양을 신청했고 운 좋게 한 곳에 당첨되었다.

입주를 바로 못하고 2년 전세를 주었다가 얼마 전 내 집에 이사하게 되었다.

이사 첫 날은 너무 떨려 잠이 오지 않았다. 그저 행복했다.

가구도 들여놓고 가전도 새로 샀다.

어느 정도 채워 놓았는데 거실이 뭔가 비어있는 느낌이 들었다.

왜 일까 고민하다 멋진 그림을 하나 구입하여 걸어놓기로 마음 먹었다.

검색하여 서초에 있는 갤러리에 아내, 아이들과 함께 갔다.

여러 그림이 있었다. 행복한 마음으로 구경했다. 그러다 한 그림 앞에서 발걸음이 멈춰졌다.

낯이 익은 그림이었다.

이우환, 선으로부터 From the line

과천현대미술관에서 처음 보고 압도적인 분위기에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본 작품이었다.

거실에 있으면 볼 때마다 마음이 정화될 것 같았다.

큰 돈 들여 가장 큰 사이즈로 구매를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행복했다.

드릴로 벽을 뚫어 못을 두 개 박았다. 그리고 그림을 걸었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우환, 선으로부터, 1977